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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2-04.16〕42서울 라피신을 마치고 모아보는 기억 조각들 + 본과정 합격 본문

MOMENT:: RECORD/42 SEOUL

〔03.22-04.16〕42서울 라피신을 마치고 모아보는 기억 조각들 + 본과정 합격

해 송 2021. 4. 1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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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서울의 비밀 유지 서약에 따라 내부 정보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서술할 수 없음을 미리 밝힙니다.

 

 

라피씬 첫날 출근길에 찍은 대륭서초타워

 

 

1. 라피신에 지원하기까지

 

영국에 있던 당시 파리에 ecole42 라는 비영리 교육기관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때마침 워킹홀리데이 비자도 조금 있으면 만료될 시기였기 때문에 귀국하기 전에 프랑스에서 한달만 체류하면서 피씬을 마치고 오려고 계획했었다. 하지만 영어권 국가가 아니어서 소통에 문제가 있을까 걱정이 되었고 무엇보다 본과정 합격 발표일로부터 입과일까지 주어진 한달 안에 학생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의 42서울을 선택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는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우선 교수와 교재 없는 동료학습이 이루어지는 곳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소통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만약 파리의 라피씬에 참가했다면 분명 소통의 한계를 느껴서 답답했을 것 같다. 현재로서는 코로나 때문에 참가자를 받지 않아서 내 선택지에서는 아예 제외되었지만 나중에 미국의 42실리콘밸리가 새로 교육생을 다시 뽑게된다면 영어 가능자의 경우 실리콘밸리 쪽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아이맥 처음 써봐서 신기했다

 

 


2. 라피신 첫날의 기억

 

누구는 첫날부터 과제가 어려워서 화장실에서 몰래 울었다더라...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아서 뭐부터 해야할지 몰라서 몇시간을 헤맸다더라...첫주부터 포기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등의 무성한 소문들을 듣고 약간의 불안을 안고 출석했던 라피신 첫날. 사전 설문조사를 작성하고 학장님의 연설을 모두 들을때까지 아무도 선뜻 말을 꺼내거나 친해지지 못하고 있었는데 42 측에서 그럴 줄 알고 조를 편성해줬다. 덕분에 분위기가 조금 편안해져서 이후부터는 서로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바로 물어보고 도와서 첫날부터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이날 주변에 계셨던 분들과 스터디도 만들고 계속 연락하는 사이가 되었다.

개인의 성향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웬만하면 혼자서 안되는 문제를 끙끙대며 해결하려고 하는 것보다 다른 분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물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모르면 왼쪽 사람에게 물어보고, 그래도 모르면 오른쪽 사람에게 물어보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구글에게 물어보라...는 화이트보드에 남겨져있던 명언처럼. 개인적으로는 처음 만난 사람에게 말을 걸거나 새로운 사람을 사귀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라피씬의 학습 방침과 잘 맞아서 좋았다.

 


 

 

첫 시험 보고나서 후기랑 추억의 오아시스 화이트보드

 

 


3. 첫번째 시험과 1주차 후기

 

시험이 시작되기 40분 전에 클러스터에 입장했다. 방역 수칙을 엄격히 지키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쓰는 마스크위에 페이스 쉴드까지 쓰고 시험을 쳤는데 이게 은근히 숨쉬기가 어려워서 머리가 멍해지기 쉬워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했다. 첫번째 시험이 시작되고 뭐부터 해야하는건지 모르겠어서 약간 당황하기는 했지만 일단 차분하게 시키는대로 하니까 어찌저찌 잘 넘어갔다. 사실 과제 진도도 많이 나가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크게 욕심내지 말고 반타작 이상 하고 오자가 목표였는데 목표치를 달성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했다. 다만 스스로와 약속했던 한가지가 "모르는 문제가 나오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시도해보자" 는 것이었기 때문에 시험 시간 중간에 나오지 않고 종료시간이 될때까지 풀다가 나왔다.

1주차를 마쳐가며 느꼈던 점은 "생각보다 할만하다" 였다. 온갖 무서운 소문들을 듣고 시작했던 라피씬이었는데 너무 걱정을 하고 와서 그런가 생각보다 견딜만한 고난이었다(?) 우선 윈도우 밖에 써본적이 없어서 많이 걱정했었는데 나를 포함한 다른 분들 모두 금방 맥 OS 에 적응했다. 다만 아주 간단한 단축키 정도는 미리 알아두고 가면 처음 적응하는데에 약간의 도움은 될 것 같다.

그리고 주어지는 과제들이 굉장히 신선?해서 나한테도 낯설고 옆사람한테도 낯설어서 서로 도와가며 풀어가는 느낌이라 처음부터 실력 차이 때문에 자괴감이 들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물론 그 와중에도 빠르게 치고 올라가시는 고수분들은 어디에나 존재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첫주에는 다들 모든게 낯설고 적응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옆사람을 동료로 삼아 함께 이겨나가면 모두가 어려움 없이 첫 주를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점심시간 먹부림

 

 


4. 마지막 주차까지의 기억

 

주말에 팀플을 마치고 나면 평일에 평가를 받고 그 와중에 개인 과제를 하느라 바쁘고 금요일마다 시험을 치는 것을 반복하였다. 진짜 2주차부터는 매일매일이 너무 바빴고 시간이 휘리릭 지나가서 벌써 피씬이 끝났다는게 믿기지가 않을 정도다. 2주차에 접어들면서부터는 개인간의 실력 차이가 점점 도드라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원래부터 컴퓨터를 전공했거나 공부를 하고 왔던 분들과 아닌 분들간의 격차가 실감나기 시작했다. 나 또한 후자에 속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따라잡기 위해서 피씬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2주차와 3주차 시험은 첫번째 시험과 달리 어느 정도 피씬에 적응이 되고 과제 진도도 나간 상태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첫번째 시험보다 좋은 결과를 얻었다. 아직 진도를 나가지 못해서 배우지 않은 지식을 활용해야 하는 문제에서 막혔는데 첫번째 시험처럼 끝까지 풀다가 나왔다. 진짜 하나도 모르는 문제라고 하더라도 한 시간 이상 붙잡고 있다보면 문제가 무엇을 요구하는 건지,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 무슨 개념을 공부해야하는지 등을 혼자 깨닫게 되어서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뭐든지 하고 후회하는게 안하고 후회하는것 보다 낫다는게 좌우명이라 시험에서도 나중에 후회하기 싫어서 그랬던것 같다.

마지막 시험은 42측의 서버 문제로 인해 아쉽게도 중단되었다. 마지막 시험을 가장 잘 보아서 첫번째 시험부터 쭈욱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싶었는데 정말 아쉽게 되었다. 그래도 마지막 시험을 제외하고 그동안의 레벨과 동료평가 등의 실적으로 공정히 평가해서 합격 여부를 발표한다니 믿고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클러스터 출석일이었던 4주차 수요일에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밤샘 공부를 했다. 원래는 체력 관리 차원에서 밤을 새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마지막이니까! 해볼만 하지 않을까 싶어서 해봤는데 엄청 피곤하지만 재미있었다. 늦은 새벽에 외롭지 않게 함께 공부하고 마지막 순간 아침 8시 45분까지 평가해주신 동료분들 정말 감사했다. 

 


 

 

 

마지막 출석일에 밤새고 나오면서 찍은 사진

 



5. 라피씬을 마친 소감

나의 경우에는 완전히 노베이스까지는 아니었지만, 1~2개월 동안 C언어를 독학하고 온게 전부인 비전공자였기 때문에 뒤처지기 않기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한달 동안 모든 취미를 내려놓고 주말 개념 없이 매일매일 14시간 이상을 공부했다. 저녁 먹느라 쓰는 시간이 아까워서 저녁은 굶었고 서초 클러스터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살아서 하루 4시간은 왕복하느라 썼는데 그 시간도 아까워서 지하철에서 공부했었다. 피씬이 모두 끝나고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았을 때에 "단 한 순간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해보자"고 생각하며 생활했었고 결과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럽다. 아직 본과정 합격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나는 스스로가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노력했었고 그만큼 실력도 가파르게 성장했기 때문에 이미 개인적인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아직까지 배워야 할것이 너무나도 많고 갈길이 멀지만, 라피씬을 하면서 성취한 것이 너무나도 많다.

우선 '내 적성이 개발과 맞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일단 시도해보고 그게 재미가 있으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라피씬하면서 동료학습의 장점을 체감했다. 더 나아가서는 동료의 코드를 리뷰하는 방법, 나의 코드를 다른 사람에게 잘 설명하는 방법, 무엇보다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필요도 없이 깔끔하고 가독성이 좋은 코드를 작성하는 법에 대해서 많이 배우고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항상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이 고심하고 코드를 작성했었기 때문에 "클린 코딩", "이해하기 쉬운 코드", "설명을 잘해서 이해가 잘된다" 라는 평가를 받을 때에 가장 기분이 좋았다. 나 또한 다른 분들의 코드를 리뷰하면서 변수명이나 함수명을 주석 없이도 이해가 쉽게 잘 지으시거나 참신한 접근 방식으로 코드를 깔끔하게 짜는 분이 계시면 많이 배우고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문제를 접했을 때에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머릿속으로 구상하고, 해당 방법을 도식화하고, 컴퓨터 언어로 바꾸는 과정이 조금 편해졌다. 과제들을 맞닥뜨릴 때에 바로 코딩으로 넘어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적을 노트나 아이패드 등을 준비해오면 좋다. 그리고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다보니 기초적인 알고리즘 지식도 생기고 문제를 읽고 나면 일단 큰 틀은 이렇게 짜야겠다! 떠올리고 두려움 없이 코딩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는 라피씬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되어서 행복했다. 개인간의 실력은 모두 천차만별이고 성격도 다르지만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한달동안 오로지 순수하게 "코딩"에 대해서 몰입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고 토론할 수 있는 기회는 라피씬이 아니면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애초에 동료학습이 모토여서 주변 사람에게 묻고 대답해주는 것이 권장되는 곳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질문드릴 때마다 이해할 때까지 열심히 자기 시간 써가며 설명해주시고 코드 리뷰해주신 동료분들 정말로 감사드리고 싶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런 분들이 본과정 안가면 누가 가요. 나도 다른 분들께서 질문하러 오시면 내가 아는 부분에서 최대한 도와드리려고 했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다... 자신이 도움받은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게 동료학습의 가장 큰 강점이 아닐까 싶다!

 


 

혹시 차기 라피씬에 지원하고 싶은 분이 이 글을 읽고 계시다면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선 고민하지 말고 지원하세요! 전공자나 비전공자를 불문하고 누구나 실력을 빠르게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니 정말 추천드립니다. 아이맥을 지원해주기도 하고 모두가 클러스터에 모여서 학습하기 때문에 공부하고 싶게 만드는 최적의 학습 환경이에요. 그리고 동료를 소중히 여겨주세요. 라피씬의 끝은 곧 본과정의 시작을 의미하니까요. 본과정에서도 함께 공부하고 프로젝트할 소중한 동료분들을 경쟁자로 여겨 혼자서만 잘하려고 하기보다 서로 도와가며 협력하시길 바라요. 그리고 한달동안 온종일 피씬에 쏟을수 있는 *열정*과 *체력*만 가지고 오시면 됩니다!

매번 새벽까지 밤새가며 열공하시던 (비록 던져버렸지만) BSQ를 함께한 동료분, 대학 수업과 병행하면서 하나만 해도 힘든 라피씬 완주하신 동료분, 함께 스터디 진행했던 동료분들, 매번 질문 드려서 귀찮게 해드려도 정말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던 동료분, 저를 천사님(...)이라는 과분한 칭호로 불러주시며 함께 공부하시던 동료분, 비전공자이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전공자만큼이나 실력이 좋으시던 워너비 동료분...모두 본과정에서 또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3


04.23 본과정 합격했습니다 :)


 

 

42 화이팅 !

 

컴퓨터 코딩 프로그래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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